복용(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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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환자가 된지 <660일차> 약을 바꿨다.
몇 달 사이 수면제 복용이 엄청나게 늘었고, 의사선생님은 내게 수면제 복용에 대해 경고를 했다. 더 이상은 안되겠다는 생각에 큰 결심을 하고, 수면제의 양을 절반으로 줄여나갔다. 그런 내게 담당의는 잘하고 있다고 폭풍 칭찬을 해줬다. 빨리 약과 바이바이 하고 싶어 약을 완전히 끊어보겠다고 더 박차를 가했다.절반도 잘 줄였기 때문에 주말부터 시작해 차츰 복용량을 줄여나가면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것은 섣부른 나의 시작이었다. 일주일에 두 번은 약을 먹지 않았다. 약을 먹지 않는 날은 잠이 오지 않아 새벽 3~4시 사이에서 잠이 들곤 했다. 그렇게 아침 7시에 일어나 반복하는 생활은 점점 너무 버거웠다. 가뜩이나 짧게 자는데 매일 꿨고, 꿈에서 깨어났을 때에는 심장이 미친 듯이 빨리 뛰어 숨을 쉴 수가 ..
2025.03.13 -
우울증 환자가 된지 <356일차>
아파서 무용지물이 되어가는 손 때문에 손목터널증후군 약을 다른 약들과 같이 한 달을 복용하다 보니, 거의 내 정신이 아니었다. 항상 약이 좀 안 깬 몽롱한(?) 멍한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 와중에 한 번씩 찾아오는 과호흡에 불안장애약까지 먹다 보니, 그야말로 수면제 성분 약에 찌들어 숨만 쉬고 있었다. 그런데 하필 생리까지 시작했다. 복통으로 인해 진통제를 먹었더니, 오늘 내 몸이 그냥 내 몸이 아니었다. 몸을 내가 주체할 수 없었다. 병든 닭처럼 그렇게 멍하게 밖만 쳐다봤다. 이 와중에 발은 왜 이렇게 시린 건지, 찬기운이 배까지 올라오는 거 같았다. 이렇게 날씨가 놀러 가기 딱 좋은 날인데… 나는 뭐 하는 거 싶다. 이제 진짜 약만 먹다가 끝날 인생인가 그런 생각이 든다. 아주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
2024.05.13 -
우울증 환자 된지 <337일차>
뿌옇게 먼지가 내려앉은 아이패드를 보고, 절로 한숨이 나왔다. 내가 지금 어떻게 몇 달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여지없이 보여,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해져 글을 남기려고 앉아 있는데 숨이 막혀온다. 최근 수면제 의존도가 너무 높아져 담당 의사 선생님께 꾸중을 들었다. 그래서 지금 의존도를 낮추려고, 일주일에 3일 정도 약을 먹지 않고 있다. 약을 먹지 않는 날은 너무 힘들다. 치고 오는 올라오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할 때가 너무 많다. 예전에는 잘 참던 것들이 이제는 그냥 너무 힘든 일이 되어 버렸다. 수면제 약을 먹지 않는 날은 여전히 잠을 자지 못한다. 자꾸만 악몽 아니 악몽에 시달리다가 2~3시간 정도 자다가 깬다. 사실 무슨 꿈을 꾼 건지 잘 기억도 못하는데… 항상 가슴이 답답하고 조여와..
2024.04.24 -
우울증 환자 된지 <302일차>
최근 들어 약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점점 약의 복용량이 늘었고, 체중도 급격하게 늘었다. 그래서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다시 의존도를 낮춰야겠다는 생각에 어제는 수면제와 우울증 약을 먹지 않았다. 역시나 쉽게 잠에 들지 않았다. 향초를 피우고, 불면증에 도움이 된다는 음악도 틀어놓고, 귀마개도 했다. 이상하게 어둠이 깔린 적막감에 숨이 막혔다. 결국 공황장애 약을 두 알을 먹고 겨우 잠이 들었다. 수면제와 우울증 약을 먹지 않는 날은 역시나 꿈을 꾼다. 낯선 사람, 낯선 공간,, 밤새 편하지 못한 꿈,,, 여전히 약을 끊을 수 있는 날이 멀게만 느껴진다. 오늘도 약을 먹지 않고 잠에 들려고 노력 중인데,, 잠이 오지 않아, 끄적여본다.
2024.03.20 -
우울증 환자가 된지 <291일차>
월요일에 병원을 다녀온 이후로, 두통이 있었다. 하루이틀쯤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했다. 벌써 6일가량 편두통에 시달리니, 폭풍 검색을 했다. 다행히 수면제랑 같이 복용해도 상관은 없다는 글을 보고, 두통약과 우울증, 수면제를 일단 시간차를 두고 먹었다. 오늘은 운동은 패스~ 오늘은 그러는 게 더 낫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들어 자꾸만 꿈을 꾼다. 무슨 꿈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데 너무 불편하고 숨이 막혀와 소리를 지르며, 깬다. 항상 꿈의 연장선상인지 깨어나면 매번 심장이 심하게 요동치고, 숨은 막혀와 공황장애 약을 먹고 다시 잠이 든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나 자신에게 자꾸만 되물어보게 된다.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사람들과의 접촉도 최소화 하고 있는데 도대체 어디서 스트레스를..
2024.03.09 -
우울증 환자가 된지 <287일차>
수면제 복용량을 늘려 한 달가량 약을 먹었다. 늘린 약을 먹는 동안은 꿈도 꾸지 않고, 7~8시간가량은 깨지도 않고 잠을 잘 수 있어 좋았는데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날이면, 약을 먹어도 어김없이 효과는 없었다. 역시 꽤나 큰 문제는 내 정신인듯하다. 남들은 술을 먹으면 뇌가 정지가 되다는데 나는 되려 활성화가 너무 잘되어 잠도 못 자고, 오래된 기억까지 다 생각이 나서 아예 먹지 않는 게 제정신거강에 도움이 된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 기억하기 싫어 숨긴 기억까지도 끄집어 나올 때면 정말 나란 사람에 답이 없다는 걸 깨닫는다. 좋아하는 술도 못 마시고, 우울증약과 수면제로 버티고 있는 이 몇 달이 너무 괴롭니다.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도 정리를 하고 나면, 그래도 전부다 바로 좋아질 수 있는 ..
2024.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