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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환자가 된지 <287일차>
수면제 복용량을 늘려 한 달가량 약을 먹었다. 늘린 약을 먹는 동안은 꿈도 꾸지 않고, 7~8시간가량은 깨지도 않고 잠을 잘 수 있어 좋았는데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날이면, 약을 먹어도 어김없이 효과는 없었다. 역시 꽤나 큰 문제는 내 정신인듯하다. 남들은 술을 먹으면 뇌가 정지가 되다는데 나는 되려 활성화가 너무 잘되어 잠도 못 자고, 오래된 기억까지 다 생각이 나서 아예 먹지 않는 게 제정신거강에 도움이 된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 기억하기 싫어 숨긴 기억까지도 끄집어 나올 때면 정말 나란 사람에 답이 없다는 걸 깨닫는다. 좋아하는 술도 못 마시고, 우울증약과 수면제로 버티고 있는 이 몇 달이 너무 괴롭니다.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도 정리를 하고 나면, 그래도 전부다 바로 좋아질 수 있는 ..
2024.03.05 -
우울증 환자가 된지 <284일차>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계속 짊어지고 있던 인관계를 내려놓고, 시체같이 바닥에 누워만 지냈다. 점점 살은 늘어나고, 몸은 두 배의 등치가 되었다. 더 이상 이렇게 지내고 싶지 않아 졌다.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자꾸 나 자신이 무너져 혼자 울며 버티는 게 너무 싫었다. 어제 전날 약을 먹지 못해 최악이었다. 잠을 자보려고 운동 한 시간을 했지만, 새벽 2시가 되어도 잠은 오지 않고, 결국 고작 3시간 자고 깼다. 약을 먹으면 보통은 한 시간이면 바로 잠이온 다는데 나는 4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오늘은 약을 미리 먹고, 한 시간 운동하고, 일기를 쓰고 있다. 신기한 건 일기를 쓰다 보면 더 잠이 빨리 온다는 것이다. 내가 움직여야 변화가 생기기에 어제부터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하루에 한 시간씩 걷기..
2024.03.02 -
우울증 환자가 된 지 <253일차>
우울증이 조금이라도 차도가 있었더라면 좋을 텐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문제가 생겼다. 처음 약을 받아 올 때 수면제는 소량으로 복용 중이었다. 그런데 그 수면제가 이제는 듣지 않는다. 약을 먹고 자도 아주 작은 소리에도 예민해져 깨기 일쑤였다. 결국 오늘 상담을 받으며, 이야기를 했다. 약을 먹고 자도 작은 소리에 쉽게 새벽에 자꾸 깬다고 했다. 지금 먹고 있는 약이 아무래도 소량으로 그럴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에 수면제 약을 늘려주셨다. 확실히 약을 먹은 지 30분이 지나니 눈이 자꾸만 감겨 지금 정신 차리는 건 조금 어렵다. 약에는 의존하지 말자고 매번 생각했는데.. 몇 달 사이에 이제는 내 상황이 씁쓸하게도 의존 안 할 수 없게 되어간다. 이번 약이 확실한 도움이 되어 끊을 수 있는 계기..
2024.01.31 -
우울증 환자가 된 지 <242일차>
공허함과 불안함 그리고 답답함에 우울증 환자 된 지 242일 차, 이제는 무기력함까지 더 해졌다. 약을 먹지 않은 어제는 새벽 내내 깨어 있었다. 일기를 써볼까도 생각했다가 그냥 다 싫어져 누워 어둠만 깔린 천장만 말똥말똥 쳐다보고 있었다. 그럴수록 머릿속은 복잡했고, 숨은 쉬어지지 않았다. 참다 참다 새벽 4시가 넘어가는 시각, 공황장애 약을 먹고 겨우 잠이 들었다. 하지만, 결국 잡다한 소리 때문에 그리고 아침 7시, 깨어났다. 지금까지 그렇듯 달라지는 건 없었다. 금방 약을 끊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주변 상황은 날 도와주지는 않았다. 일 때문에 사람들과 부딪힐 때마다 숨 쉬는 게 힘들어 약을 밀어 넣기 바빴다. 그러다가 빨리 끝내야 하는 일 때문에 일주일 넘게 약을 먹지 않은 적이 있었다. ..
2024.01.20 -
안녕, 수다;방
4개월간의 울고, 웃게 했던 프로젝트는 무궁화꽃이 피던 계절을 지나, 힘없이 떨어지는 감나무 잎들의 지난 시간들까지 난 기억해.
2024.01.19 -
<159일차> 우울증 환자의 쓸데없는 글
새벽 4시.. 잠이 오지 않아 글을 글쩍여본다. 최대한 사람 접촉이 없는 주말은 약을 먹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그래서 약을 먹지 않았더니, 늦은 시간임에도 불하고, 심하게 잠이 오지 않는다. 이럴 때는 꼭 심장도 심하게 두근거린다. 약을 먹지 않으려고 버티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불안장애약이라도 먹어야 할 거 같다. 약 먹는 기간이 점차 길어지니, 내 주변 사람들은 자꾸만 내게 강요를 한다. 그럴 때면 숨이 막힌다. 그냥 조용히 살고 싶은 게 다였는데.. 원하지 않던 길 위에서 자꾸만 내가 지쳐가고 있다는 게 느껴져 슬프다.
2023.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