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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일차>우울증 약에 내성이 생긴거 같다.
내일 조금 일찍 일어나려고 저녁 7시에 상당히 일찍 약을 먹었는데.. 아직도 나는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가 점점 더 센 약을 찾게 될까 봐 좀 무섭다. 내 의사와 전혀 다르게 움직이는 뇌 때문에 오늘은 도대체 지금 내가 뭐 하는 건가 그런 생각에 화가 났다가.. 그대로 펑펑 울었다. 난 착한 병에 걸려 사리분별도 못하는 겁 많은 그저 멍청한 쓰레기였다. 매일매일 우울증 약에 찌들어서 그런지 머릿속이 맑지도 않고, 뇌가 녹아내리는 그런 기분이 든다. 확실히 사람들 접속이 없는 날은 불안장애 증상은 발병률이 그나마 덜 한다. 병든 내 머리보다 웃기지도 않게 타인 자체가 나를 죽이는 도구라는 걸 너무 늦게 이 순간에 깨달았다. 모든 흔적을 지우고, 이 세상에.. 애초에 없는 존재처럼 사라지고 싶다. ..
2023.10.15 -
<137일차>우울증 환자의 쓸 때 없는 글
매시간마다 찾아오는 과호흡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계속해서 의사는 내게 노력해야 한다고 한다. 최대한 약에 의존하지 말고,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친구는 내 성향도 모른 체, 사람들도 만나며, 정신없이 바쁘게 살면 자연스레 괜찮아질 것이라고 했다. 모두들 내가 의지가 약한 나약한 그런 사람처럼 말을 했다. 그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들은 나를 똑바로 보고 있는 걸까? 자신의 기준에 날 가두고 보는 게 아닐까? 나는 언제나 약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고 노력했다. 산으로 산책도 다니며, 4시간씩 격한 운동도 해봤다. 또한 정신없이 바쁘게 살면 된다는 말에 정말 잠도 못 자면서 쉬는 날도 없이 미친 듯이 일을 했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내게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되려 이 모든 노력..
2023.10.07 -
<131일차>우울증 그리고 1주년 기일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오늘. 하루종일 가슴이 답답하고, 숨은 잘 쉬어지지 않는다. 1년 전 그날도 날씨가 속절없이 참 좋았다. 그날 한통의 메시지에 펑펑 울었던 게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벌써 1년이 지났는데 나는 아직도 그날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매일매일 괜찮다며 주문을 외우듯.. 나 자신을 다독이며 살아가고 있지만, 1년 동안 되려 더 나빠졌다. 그리고 이제 사는 것마저도 자신이 없다. 오늘은 죽은 친구의 1주년 기일. 이번에 낫아서 함께 여행가자하던 친구. 그게 마지막인지도 모르고, 웃으며 했던 그 마지막 말이 자꾸만 꿈틀꿈틀거려 오늘따라 더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그런 걸까? 약을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오늘 유별나게 약 빨도 들지 않는다. 감정조절은 되지 않아 계속 눈물이 나고, 가슴은 계속 ..
2023.10.01 -
<129일차>우울증 환자의 이야기
우울증 약을 먹었던 내 친구는 내게 말했다. 사람들을 만나고, 바쁘게 살다 보니 좋아졌다고.. 그러니 자신처럼 바쁘게 살아보라고.. 하지만, 나는 친구랑 다르게 나아지는 게 없었다. 나란 인간의 뇌는 아주 문제가 많다는 것만 깨닫게 될 뿐.. 잦은 사람들과의 대면은 스트레스가 되어 가슴을 옥죄고, 과호흡을 더 가중시켰다. 하루종일 막노동 수준으로 몸을 쓰며, 정신없이 살았지만, 그럴수록 약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졌다. 그렇게 나는 약이 없으면 잠을 자지 못하고, 숨을 쉬지 못하는 인간이 되었다. 계속되는 삶 속에서 나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만든 이 굴레 속에서 나는 이제 벗어날 수 없을 거 같다.
2023.09.29 -
<111일차>약은 안먹은지 4일, 상태 최악이다.
약에 의존도를 낮춰보려고 며칠 약을 먹지 않은지 오늘로 4일째다. 이틀가량은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었고, 의욕 없이 죽은 시체같이 축 늘어져서 그냥 잠만 잤다. 3일째, 뇌가 고장 난 거 같았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마음 한구석이 불안했던 건지.. 한 곳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병적으로 왔다 갔다 움직였다. 사실 몇 달 약 먹는 동안 난 내가 그저 생각하는 게 싫은 사람처럼.. 아니 생각이라는 게 없는 사람처럼 종종 느껴졌었다. 4일째, 쓸 때 없이 기억력이 좋아진 건지 예전 일까지 끄집어내어 생각해 내기 시작했다. 문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화가 심하게 치밀어 올랐다. 퍼붓고 끝내면 좋으련만, 문제는 과호흡이 오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어 지금은 공황장..
2023.09.11 -
<107일차> 우울증 환자 된지 107일째
요즘 누가 봐도 정신병 환자 같이 가만히 있지 못하고 미친 듯이 산다. 매일 같이 격한 노동이 축척이 되면, 정말 잠만큼은 잘 자겠지 생각했는데.. 내 정신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 계속되는 노동보다 자꾸 사람한테 받는 스트레스가 나를 옮아 맸다. 그런 날은 몇 시간씩 누워 있어도 잠이 오질 않았다. 약을 먹지 않으려고 해도 상황은 먹지 않고 버틸 수 있게 해주지는 않았다. 우울증 환자 된지 107일째 달라진거는 아무것도 없다. 도리어 약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져 띄엄띄엄 먹던 약은 점점 달을 꽉꽉 채웠다. 예전처럼 천근만근인 몸이 약 없이 바로 누워 잠들 수 있다면 좋겠다. 더 쓰고 싶은데.. 약을 일찍 먹어놔서 심하게 졸리다. 오랜만에 집에 일찍 들어와 생사확인여부용 일기를 써본다.
2023.09.07